객사 터 옆 울산시립미술관…전통과 현대 융화
http://www.ks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3142
2018년 개관 예정인 울산시립미술관은 옛 울산객사의 역사성을 최대한 활용해 전통적 가치와 현대적 이미지가 융화되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를 위해 울산시는 팀장급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시립미술관 전담부서를 다음 달부터 운영하기로 했다.
3일 오전 울산시청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울산시립미술관 건립자문위원회(위원장 황우춘 울산예고 교장)에서 권성근 시 문화체육국장은 “문화재위원들의 현장실사에서 객사 터의 경관을 가로막지 않도록 미술관 건축물을 배치하자는 의견이 나왔다”며 “내달 문화재청 심의에서 ‘권고안을 수용한 객사 터 옆 미술관 건립안’이 원활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최선의 배치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객사 유구가 확인됨으로써 해당부지에서는 더 이상 미술관 사업이 진행되지 못할 것이라는 일부 우려를 불식시키는 한편, 역사공원과 미술관이 한 공간에 놓이도록 하겠다는 울산시의 확고한 의지를 재차 확인시켜준 것으로 풀이된다.
울산시는 이날 옛 울산초등학교 부지 내 세 곳의 유구(남문루, 제승문, 학성관)는 복원 및 보존하고 미술관 건물은 당초 계획했던 운동장이 아니라 북정공원 부지에 건립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운동장 부지는 지하공간을 활용해 주차장 및 수장고 등으로 활용하는 안도 포함됐다.
울산시는 이에따라 그 동안 자문위원단에서 꾸준히 제안했던 실무진 구성도 서두를 예정이다. 울산시는 다음 달 중순 개방형 5호에 해당하는 외부 전문가 영입을 위해 현재 모집공고를 낸 상황이다. 오는 16일면접을 한 뒤 합격자가 결정되면 시설6급 1명, 학예연구사 1명과 함께 총 3명의 담당 팀이 구성돼 시 문화예술과 내에서 근무하게 된다. 주요업무는 미술관의 비전 및 건립방향 설정, 전시 콘텐츠 개발, 미술품 확보 및 건립공사 추진, 교육프로그램 및 운영계획안 수립 등이다. 이형조 시 문체과장은 “최소 인력으로 출범하여 향후 단계적으로 증원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울산시의 입장에 대해 일부 자문위원은 더디게 진행되는 사업속도, 건축물이 유구 때문에 부지 중앙으로 못가고 가장자리로 밀려나게 된데 대해 애초 부지설정이 잘못됐던 것이라며 성토했다.
하지만 황우춘 위원장과 양원석(건축가) 위원 등은 “객사와 미술관이 공존하는 방안을 고려해 울산시의 제안을 포함하여 지하공간의 전면 및 부분 활용안 등 어떤 방안이 좋을 지 최선안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실무진도 구성되는만큼 차후 자문회의에서는 보다 구체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시립미술관 기초성격 설정을 위해 연구용역을 수행해 온 UNIST 산학연구단의 중간보고회도 실시됐다. UNIST 임진혁·이현경 교수는 울산시립미술관의 기초성격을 ‘순수미술과 함께 건축·디자인·패션·사진·공예 등 산업미술을 동시에 수용하는 미술관’으로, 건축물은 ‘랜드마크 가치를 지닌 개방적 디자인’을 각각 제안했다.
연구단은 영국 런던의 빅토리아&알버트 뮤지엄 학예사를 직접 초청, 교육사업 및 향휴 교류사업 가능성에 대해 타진하는 시간도 마련했다. 하지만 이번 중간보고에 대해 자문위원단은 “기존 국공립미술관과 차별화를 이루는 구체안이 필요하다. 160년 역사에 500만점 소장품을 가진 왕립기관 프로그램과 울산시립미술관을 비교하는 건 실현 불가능한 일 아니냐”며 “향후 최종보고회에서는 지역 전문가와 인터뷰를 늘리는 등 보다 지역성이 보강된 결과물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영진기자<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